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추천 가젯

디지털 여우장갑 또는 누구를 위하여 마녀의 종은 울리는가?

디지털 여우장갑  또는  누구를 위하여 마녀의 종은 울리는가?            - 플라톤의 '파이드로스'편에는 이집트 발명의 신 토트와 태양왕 타무스의 유명한 대화가 나온다. 토트는 발명품을 잔뜩 들고 와서 타무스에게 그걸 이집트인에게 보급하라고 하는데 그중에는 문자가 있었다. 토트는 문자를 망각의 치료제, 즉 파르마콘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타무스는 회의적이었는데 문자가 오히려 기억력이 실행되는 걸 막아 망각을 산출할 독으로 보았던 것이다.       - 파르마콘의 이중성, 즉 약이 곧 독일 수도 있다는 인식을 다시금 언명한 이는 중세의 연금술사이자 독성학의 창시자인 파라켈수스다. 그는 “독물은 모든 곳에 있으며 독물 없이 존재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투약 정도에 따라 독약이 되거나 치료제가 된다”고 말했다.       - 1,2차 세계대전 당시 조제실에서 일했던 경험에 힘입어 소설가 애거서 크리스티는 독약이 인체에 작용하는 메커니즘의 묘사에 있어 과학적 정확성을 견지할 수 있었다. 크리스티는 그녀의 소설에서 가엾은 희생자들을 죽이는 데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독약을 사용하곤 했는데 그 중 하나가 디기탈리스(Digitalis Purpurea)다.        - 주렁주렁 매달린 방울모양의 꽃봉오리 안에 손가락을 넣으면 잘 들어맞았던 까닭에 유럽에서 디기탈리스(Digitalis '손가락을 닮았다'는 뜻의 라틴어 형용사로 디지털의 어원과 같은데)는 오래전부터 여우장갑(foxglove) 혹은 요정 손가락(fairy finger)이란 동화적 애칭으로 불리며 사람들에게 자줏빛 환상을 심어주었지만 사실 장갑의 내부는 디기톡신(digitoxin)이라는 독으로 가득 차 있었다.      - 디기탈리스에 의한 독살장면이 등장하는 애거서 크리스티의 소설이 출판되기 전...